경제범죄

의약품 리베이트, "관행"이라는 말로는 더 이상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 쌍벌제 처벌과 행정처분, 정확히 알아야 할 모든 것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 이동언변호사)

이동언 변호사 2026.06.23

의약품 리베이트, "관행"이라는 말로는 더 이상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 쌍벌제 처벌과 행정처분, 정확히 알아야 할 모든 것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 이동언변호사)

안녕하십니까.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을 지낸 형사전문변호사 이동언입니다.

"이 정도는 다들 받는 거 아닌가요?"
"학회 참가비 지원받은 게 무슨 문제가 되나요?"
"저는 그냥 영업사원이 알아서 챙겨준 건데, 제가 처벌받는 게 맞나요?"

의약품 리베이트 관련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이러한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의료업계에서 오랫동안 관행처럼 여겨져 왔던 일들이, 어느 순간 형사사건의 피의자가 되어 마주하게 되는 현실로 다가올 때 느끼는 당혹감은 상당합니다.

오늘은 의약품 리베이트가 법적으로 어떻게 규율되는지, 어떤 처벌과 행정처분이 뒤따르는지, 그리고 수사 단계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법률 규정과 판례를 바탕으로 깊이 있게 설명드리겠습니다.

1. 의약품 리베이트, 법은 정확히 무엇을 금지하고 있는가

의약품 리베이트란,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이 의약품 채택·처방, 의료기기 사용 등의 대가로 제약회사나 의료기기 업체로부터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는 행위를 말합니다.

의료법 제23조의5 — 경제적 이익 등의 제공 금지

이 행위를 직접적으로 규율하는 핵심 조항이 바로 의료법 제23조의5입니다. 이 조항은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의료기관 종사자가 의약품 채택·처방 유도, 의료기기 채택·사용 유도 등의 명목으로 약사법에 따른 의약품 공급자, 의료기기법에 따 의료기기 제조업자 등으로부터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경제적 이익'의 범위는 매우 넓게 해석됩니다. 단순히 현금이나 상품권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것들도 모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학술대회 참가비, 교통비, 숙박비의 대납 또는 지원

의료기기나 시약의 무상 또는 저가 제공

골프 접대, 식사 접대 등 향응

처방 대가로 지급되는 강연료, 자문료 명목의 금원

시판 후 조사(PMS) 등을 가장한 우회적 금전 지급

다만 의료법 시행규칙 별표 2의3에서 정한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허용됩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이러한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매우 엄격하게 판단되며, 형식적으로는 학술 지원처럼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 처방 대가성이 인정되면 위법한 리베이트로 평가됩니다.

약사법 제47조 제2항 — 의약품공급자에 대한 규율

의료법이 '받는 자'를 규율한다면, 약사법 제47조 제2항은 의약품공급자, 즉 '제공하는 자'를 규율합니다. 의약품공급자가 의약품 채택·처방 유도 등의 목적으로 의료인 등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2. 쌍벌제 —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처벌받습니다

의약품 리베이트 규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쌍벌제"입니다.

과거에는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제약사나 의료기기업체 측만 주로 처벌의 대상이 되었지만, 2010년 의료법 및 약사법 개정을 통해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료인 측도 동일하게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도록 법이 정비되었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습니다.

"나는 그냥 받기만 했을 뿐이다"라는 항변은 법적 책임을 면제해주지 않습니다.

의사, 약사, 한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의료기관의 행정·구매 담당 직원도 처벌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영업사원이 알아서 챙겨준 것이라 하더라도, 그 이익이 처방·채택의 대가성을 가진다면 수수자 역시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즉, 리베이트 사건에서는 "누가 먼저 제안했는가"보다 **"경제적 이익과 처방·채택 사이에 대가관계가 인정되는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3. 형사처벌 수위 — 의료법과 약사법이 정한 법정형

의료법상 처벌 (의료법 제88조)

의료법 제23조의5를 위반하여 경제적 이익 등을 제공받은 의료인 등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약사법상 처벌 (약사법 제94조)

의약품공급자가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몰수·추징

제공받은 경제적 이익은 그 자체로 범죄수익에 해당하므, 형법 제48조 또는 관련 특별 규정에 따라 몰수 또는 추징의 대상이 됩니다. 즉, 형사처벌과 별개로 받은 이익 상당액을 그대로 국가에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가중처벌 가능성 — 리베이트 규모가 큰 경우

리베이트로 수수한 금액이 크고 그 방식이 조직적·반복적이라면, 사안에 따라 "배임수재죄(형법 제357조)"가 함께 적용되거나 검토될 수 있습니다.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 성립하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의료법 위반죄와 배임수재죄가 동시에 문제되는 경우, 죄수 관계에 따라 처벌의 수위가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4. 형사처벌만이 아닙니다 — 면허 정지, 영업정지까지 이어지는 행정처분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에서 가장 치명적인 부분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행정처분이 병행된다는 점입니다.

의료인에 대한 행정처분 — 자격정지

의료법 제66조는 의료인이 제23조의5를 위반하여 경제적 이익 등을 제공받은 경우,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무상 보건복지부는 리베이트 수수 금액의 규모, 횟수, 반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격정지 기간을 산정하며, 보건복지부 고시인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에 따라 수수 금액에 비례하여 처분 수위가 단계적으로 가중됩니다. 즉, 금액이 클수록, 또는 위반 횟수가 누적될수록 자격정지 기간이 길어지는 구조입니다.

제약사·의료기기업체에 대한 행정처분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회사나 의료기기업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행정처분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업무정지 — 약사법 제76조에 따른 영업소 폐쇄 또는 업무정지

품목허가 취소 — 위반 정도가 중대한 경우 해당 의약품의 품목허가 자체가 취소될 수 있음

약가 인하 — 리베이트가 적발된 의약품에 대해 건강보험 약가를 인하하는 제재(이른바 '리베이트 약가 연동제')

반복·상습적인 경우 — 더욱 무거운 처분

만약 리베이트 수수가 일회성이 아니라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패턴으로 이루어졌다고 판단될 경우, 단순한 자격정지를 넘어 면허취소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특히 2023년 11월 개정 의료법 시행 이후, 의료인이 금고형 이상의 실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경우 면허취소 대상이 의료 관련 법령 위반에서 모든 법률 위반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의약품 리베이트로 인해 금고형 이상이 선고될 경우, 이는 곧바로 면허취소 사유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하셔야 합니다.

5. 실제 수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의 수사는 일반적인 형사사건과는 다른 독특한 패턴을 보입니다.

제약사·업체에 대한 수사가 먼저 진행됩니다

대부분의 리베이트 사건은 제약회사나 의료기기업체에 대한 수사가 먼저 시작되어, 회계자료, 영업사원의 메신저·이메일,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을 통해 리베이트 제공 정황이 확인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수수자 명단이 정리된 자료(이른바 '리베이트 장부' 또는 영업 관리 데이터)**가 확보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토대로 의료기관 및 의료인에 대한 수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됩니다.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

리베이트 사건은 그 특성상 금융계좌 추적, 의료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명계좌나 가족 명의 계좌를 활용한 경우라 하더라도, 자금 흐름 추적을 통해 실질적인 수수 여부가 드러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의료인 소환 시점 — 이미 자료가 상당 부분 확보된 상태

이러한 수사 구조상, 의료인 본인이 경찰이나 검찰의 출석 요구를 받는 시점에는 이미 관련 자료가 상당 부분 확보되어 있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조사를 받아봐야 알겠지"라는 안일한 태도보다는, 출석 전부터 변호사와 함께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6. 수사 단계 대응 — 무엇을, 어떻게 진술해야 하는가

무조건적인 부인은 오히려 불리할 수 있습니다

일부 의료인분들은 수사 초기에 모든 사실관계를 전면 부인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려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객관적 자료(계좌 내역, 메신저 기록 등)가 확보된 상황에서의 전면 부인은, 오히려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고 수사기관의 불신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핵심은 '대가성'에 대한 정확한 소명입니다

의료법 위반 및 약사법 위반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받은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이익이 의약품 채택·처방 등과 대가관계에 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부분에 대한 정밀한 검토와 소명이 중요합니다.

받은 이익이 정상적인 학술·임상 지원 활동의 일환이었는지

처방·채택과의 인과관계나 대가성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이익의 규모와 방식이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였는지

의료법 시행규칙상 **예외 사유(견본품, 학술대회 지원 등)**에 해당하는지

진술 전 충분한 준비가 필수입니다

형사사건에서 고의·과실 여부는 위법성 판단의 핵심 요소이며, 진술 한 번 한 번이 이후 절차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항들은 진술 전 변호사와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제공받은 이익의 정확한 규모와 시기

해당 이익을 제공받게 된 경위와 명목

관련 자료(계약서, 이메일, 메신저 등)의 내용과 해석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이의제기 방법과 시점

사실과 다른 내용에는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해야 합니다

수사기관이 확보한 자료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영업사원 측의 일방적인 기재나 과장된 표현이 그대로 수사자료에 반영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적시에, 그리고 명확한 근거를 갖추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 의료기관 차원의 사전 예방이 더욱 중요합니다

리베이트 사건은 사후 대응 못지않게, 사전 예방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내부 절차와 문서화

의료기관 내에서 제약사·의료기기업체와의 거래,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협력 등에 대한 명확한 내부 절차와 승인 체계를 마련하고, 모든 과정을 문서로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후에 문제가 되었을 때, 정당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진 거래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정기적인 컴플라이언스 교육

의료인 본인뿐만 아니라 구매·행정 담당 직원들에 대한 정기적인 리베이트 관련 법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의료법과 약사법의 경제적 이익 제공 금지 규정, 허용되는 예외 사유의 범위, 최근 행정처분 및 형사처벌 동향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자체 점검 체계 구축

제약사·의료기기업체와의 거래 내역을 정기적으로 자체 점검하고, 모호한 사안에 대해서는 사전에 법률 자문을 받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사후 형사·행정 절차에 휘말리는 것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8.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지금 상담받으시기 바랍니다

제약사나 의료기기업체 관련 수사 진행 사실을 알게 되신 분

본인이 받은 이익이 정상적인 학술·임상 지원이었는지 판단이 어려우신 분

경찰이나 검찰로부터 압수수색 또는 계좌 추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신 분

행정처분(자격정지)과 관련하여 보건복지부의 처분 통보를 받으신 분

의료기관 차원에서 내부 리베이트 관련 리스크를 점검하고자 하시는 분

형사처벌로 인해 의사면허 취소 가능성이 걱정되시는 분

리베이트 사건은 의료인 한 사람의 형사책임에서 그치지 않고, 면허와 의료기관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막연히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대응을 미루기보다는, 정확한 법률 검토를 통해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의약품 리베이트는 더 이상 '업계 관행'이라는 말로 설명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의료법과 약사법은 이를 명확한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쌍벌제를 통해 제공자와 수수자 모두에게 엄격한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사건 초기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법률 지식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대검찰청 검찰연구관 출신 이동언변호사가, 의약품 리베이트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의료인분들 곁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